기묘한 이야기

2014.4.11-14




닌나지;仁和寺 에서 기요미즈데라;清水寺 까지는 교토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끝과 끝의 거리.

엎어지면 코 닿는 킨카쿠지;金閣寺, 료안지;龍安寺 죄다 패스하고 기요미즈데라로 가려고 했던 이유는 산넨자카;三年坂 에서 곤약비누 사는 퀘스트때문에(...)


교토역에서 닌나지까지는 버스 한번에 갔는데 닌나지에서 시내로 돌아올 때는 킨카쿠지에서 환승을 해야했다. 오는거 아무거나 타고 여기가 시내인가 하고 느껴질 때쯤 귀에 익은 정거장 아무데서나 내렸다. 그게 가라스마;烏丸 였던가. 거기서 또 기온가는 버스로 환승. 서울에서도 하기 힘들다는 버스환승 트리플크라운을 교토까지 가서 하다니ㅋ





직관성있는 버스 노선도. 저 노란 동그라미가 버스가 정차해 있는 위치다.

일본은 좀 더 현대적일 수 있음에도 필요이상으로 낡은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저런 버스 노선도에서도 느껴지는 아날로그함. (쓰고보니 교토라서 그럴지도;)





관광안내소에서 득템한 지도는 아이폰에 밀려서 몇번 보지도 못했다.

여행엔 그냥 스마트폰이 최고시다.







로컬 버스를 타면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이상의 정서를 함께하는 것 같아서 좋다.






거기가 어디였더라 아름아름 기모노 입은 언니들의 오비; 를 따라 기요미즈자카;清水坂 에 도착.

몇번을 가도 모르는건 모르는거다ㅋ





그래도 기요미즈자카에 맛있는 당고가게가 있는건 잊지않고 있었지. 헤헿

325 JPY





주문하면 바로 당고를 만들기 때문에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잘 구워진 경단을,





미타라시 소스에 담궜다가






콩가루와 같이 담아서





짜잔! 

나다니느라 점심을 걸려서 폭풍흡입.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인왕문;仁王門

화려하기 그지없다. 앞에 있는 계단이 기요미즈데라의 기념사진 스팟.





인왕문 앞에 있는 미타라시;御手洗 

손을 헹구워야 하지만.. 그럴수 없다는걸 우린 알잖아요 ㅋ_ㅋ






서문으로 가는 계단 옆에 (또) 수양벚나무가 하늘하늘.






이틀간 보았던 시다레자쿠라 중에서 가장 만개한 모습이었다. 마치 복실복실한게 팝콘같다...(...)






낙화하는 시다레자쿠라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뒷태가 너무 이뻐서 몰래 나도 한컷.





일본 최대 규모의 삼층탑으로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인데.

공사중 ㅠ






헤이안 시대로 타임슬립 한 것 같은 풍경이다.





기요미즈데라의 입장권은 계절마다 삼층탑의 배경이 다르다. 봄의 배경은 벚꽃이 만개한 분홍색. 입장료는 300 JPY

포커스 정줄놨네 -_-






포커스 날린 줄도 모르고 남의 소원 염탐하기.

사실은 과거에 당당하게 한글로 기아우승 걸었다가 그 해에 8위를 했던 꼴아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본당 진입.






본당 안은 붐빈다.






본당을 빠져나와 조금 떨어져서 나오면 본당을 끼고 기온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어느 카메라의 콘티처럼 막 찍어도 그림이 되는 곳.





본당에선 오토와노타키;音羽ノ滝 가 바로 내려다 보인다. 저 줄이 다 물을 마시기 위한 줄이다. 어딘가에 좋다는 모양인데, 그건 잘 모르겠고 세줄기의 물을 다마시면 오히려 재수없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ㅎ





본당 뒷편에는 또 하나의 작은 신사가 있다. 


지슈신사;地主神社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약을 파는 곳이다. 저 돌은 그 중에서도 유명한 사랑운세돌;愛占いの石. 

두개가 양쪽에 있는데 한쪽 돌에서 다른 쪽 돌까지 눈감고 도착하면 짜증나는 뭔가가 이루어진다며(...)








커플좀비들 사이에 껴서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쟤들은 짝을 이뤄놓고 저긴 왜 왔을까 싶고 그걸 찍는 나는 또 뭔가 싶고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_~






남자들만 온 그룹과 나는 초면임에도 사이좋게 저 물바가지로 물을 뿌려 소원을 빌고 나왔습니다.

어떤 바가지를 골랐는지는 찌끄릿.






멀리 보이는 붉은 탑은 코야스노토;子安の塔 아이의 건강과 순산을 기원하는 탑이다.

이 풍경을 보니 기요미즈데라는 가을에 더 아름다울 것 같다.








꽃놀이 왔던 착한 언니들이 나의 얼토당토 않은 부탁을 들어주어 단아한 뒷태와 발꼬락을 허락해 주셨다.

크흐 용기내서 말붙히길 잘했어ㅠ








올라가면서 대강봤던 기요미즈자카;清水坂 구경.





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더니 결국 또 간식타임☆★

기요미즈자카 중간 쯤에 위치한 야츠하시슈. 유명한가보다 바글바글.





커스터드 슈가 유명하다는데 나는 사쿠라 슈로 주문.

달다(...)





아이스크림보이 너까지 커플일 줄이야..







저렴하고 이쁜 그릇. 왜 사오지 않았을까 후회뿐인 나란 닝겐 ㅠ






산넨자카;三年坂 (또는 산네이자카;産寧坂)로 내려가는 길. 여기서 넘어지면 3년 재수 없어요. 

근데 넘어지기 딱 좋게 계단을 만들어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퀘스트를 하러 가는 길에 만난 언니들이 내가 길을 묻자 따라오라며 앞서 간다.

그나저나 내가 뒷태성애자 본능에 각성했나보다(...)





딱 다 때려치고 그냥 눕고싶을 때 나오는 인력거.





엄마의 퀘스트; 곤약비누 사오기.

위치도 되게 애매하게 산넨자카에서 니넨자카로 빠지는 쯔음에 있다.






비누가 다 똑같지 이딴게 뭐라고... 했다가 손 한번 씻어보고 낚여서 폭풍 지름 ㅋ_ㅋ

말캉말캉 되게 기분나쁘게 기분좋은 이상한 촉감(.........-_-ㅋㅋㅋㅋㅋ)





니넨자카;二年坂 (또는 니네이자카;二寧坂)

산넨자카에서 니넨자카로 빠지는 길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산넨자카에서 그냥 직진하면 야사카신사;八板神社 / 니넨자카로 빠지면 고다이지;高台寺 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여기서 넘어지면 재수옴 2년 당첨 ㅋ_ㅋ

산넨자카와 마찬가지로 계단폭이 자빠지기 딱 좋게 미묘하다ㅋㅋㅋㅋㅋㅋ







땅거미가 지는 시간에 니넨자카. 번잡하다.







기온;祇園 쪽으로 걸어나오면서 니넨자카 끝자락에서 만난 청벚꽃; 교이코우. 귀한 나무라서 그런지 가지마다에 오미쿠지가 이쁘게 묶여있다. 조폐국에서 보았던 시들한 것과는 다르게 완전한 청사과빛.


교토는 오사카보다 늦게 더워지는지 때 늦은 꽃구경을 실컷했다.





청벚꽃은 지는 시기가 되면 저렇게 색이 바뀐다고 한다. 초록색 벚꽃도 처음이지만 꽃잎에 저렇게 마블링 지는건 처음봤다. 우와.





니넨자카에서 걷다가 이 도리이;鳥居 가 보이면 이치넨자카;一念坂, 一年坂, 一寧坂

도리이 너머엔 사카모토 료마의 무덤이 있다.





기온마치;祇園街 로 가는 던전길목





던전지도

길을 잃었다. 하하. 봐도 모르겠다. 지도 앞에 NPC어르신에게 길을 물었더니 기온까지의 최단거리 지름길을 알려주셨다. 다른 길을 물었지만 30분도 더 걸린다고 겁을 주셔서 별 수 없이 던전 한가운데를 질러 가보도록 한다.





해가 진다 덜덜. 나는 야맹증이 있는데 덜덜.








시작하자마자 길을 잃었다.

코너를 돌면 똑같은 길이 또 나온다. 코너를 또 돌면 아까 그 길이 또 나온다. 돌아가려고 뒤돌면 여기가 앞이었나 뒤였나 방향을 잃는다;;;;





하늘 한번 보고.





땅 한번 보고.





이쪽은 확실히 아닌거 같고;





결국 쭈그려 앉아서 멍때리다가 지나가는 인력거를 따라 갔다.







드디어 야사카신사;八板神社 의 도리이;鳥居 가 보인다ㅠ

해냈써ㅠㅠㅠ 내가 던전미로를 탈출했써ㅠㅠㅠ








야타이를 보고 있노라니 뭔가 점점 더 홀리는 기분.





야사카신사를 가로질러 나오자 어둠이 깔린 기온마치;祇園街

아롱아롱 반짝이는 불빛에 이끌려 거리로 나왔다.





오래된 기담 속을 헤맨거 같은 싫지만은 않은 경험. 

기묘한 교토의 밤거리.







Canon 100D | TAMRON 17-50mm f2.8 Di II 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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