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술물집에 대처하는 자세
부제 : 이 죽일 놈의 헤르페스
(박언니는 보고 꼭 바이블처럼 숙지하도록!)




언제부터였는지 잘은 모르겠는데 좀 무리했다 싶으면 며칠 갭을 두고 입술에 물집이 더덕더덕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 위생관념이 호남평야보다 광활했을 때 헤르페스에 감염되었지 싶다. 초-중딩때쯤? 그땐 누구나 다 더럽게 다니지만 나는 특히나 더 드럽게 다녔다.(ㅋㅋ) 


누구한테 옮은 것일 수도 있고, 흙장난 하다가 그 손으로 얼굴만지고 머리만지고 입술만지고 그러면 걸리는거지 뭐. 입술 헤르페스라는 게 생각보다 쉽게 감염되고 한 번 몸에 들어오면 영원히 just the 2 of us. 죽을 때까지 한 몸으로 사는거다. 어때? 로맨틱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입술물집이란 녀석은 어떤 때엔 내 정신머리보다 먼저 피곤누적을 알려주는 척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분명 난 그다지 피곤하지 않은거 같은데 자고 일어나보니 이미 붉게 영글 준비를 하는 입술을 보고서야, 아-내가피곤했었던것이었던것인가시발?. 이라는 생각을 했던 때가 한 두번은 아니었으니.


본인이 어렸을 때부터 입술에 물집을 달고 살아서 그런지 최근 새롭게 헤르페스월드에 입문한 지인 뉴비들을 보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어요. 어익후 저런-. 쯧쯧. 


근데 아무리 잘 몰라도 그렇지. 그렇다고 물집 꾹꾹 짜다니! 어처구니 집나감. 헐.

그래서 어디가서 들을 수도 없고 돈 주고 살 수도 없는 노하우를 알려드리기로 합니다.



1. 과정

(언젠가됐을) 감염 >>>>>>>>>>>>>>>>> 잠복 >>>>>>>>>>>>>> 면역력저하 >>> 발병 > 수포(물집)발생 >>> 딱지 경화 >>> 딱지 탈락 >>> 완치 >>>>>>>>>>>>>>> 다시 잠복(무한루프)



2. 증상

보통 입술에 물집이 막 피기 직전에 버-얼겋게 입술부분이 부워오르면서 뾰루지같이 반투명한 기포같은 물집이 꽃폈다. 면 이미 게임 끝입니다. 그 때는 뭐 아시클로버를 같은 걸로는 답이 없는 거예요.


몸이 피곤해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보통은 아프기 전까지 알 길이 없지만 헤르페스는 좀 다릅니다. 입술을 공격하기 전에 전조가 있어요. 가렵습니다. 물집이 생길 부분이 가려운데 그게 긁어서 해결되는 그런 피부의 가려움이 아니라 신경이 쓰여서 나도 모르게 만지게되는 그런 가려움이 있어요. 그 가려움이 느껴질 때 아시클로버 연고를 발라주면 물집이 생기지 않습니다. 절대 발갛게 됐을 때나, 입술에 힘을 주면 둔통같이 입술이 뭉쳤을 때까지 기다리면 안됩니다. 그 땐 이미 백혈구전사들이 장렬히 싸우고 있는거예요.ㅋ


Tip! 만약 수중에 연고가 없다면 가려움이 느껴지는 부분에 손을 지긋이 얹고 있으면 몇 분정도 가려움을 지연시킬 수 있어요. 그 때 재빨리 가까운 약국에 가서 연고를 구입해서 바르면 됩니다. 연고 거 몇 천원 아끼겠다고 몇 주를 그 흉한거 달고 있을 순 없잖아요?



3. 대처

근데 이미 연고로 막을 타이밍을 놓쳐서 붉게 달아올랐다면? 그래도 연고는 바릅니다. 왜냐면 딱히 다르게 손쓸 길이 없거든요. 아님 백혈구들 힘내라고 피로회복제라도 좀 드시던가.


몇 시간 내로 그게 물집이 되는데, 절대 터트리지도 만지지도 마세요. 짜거나 하는 바보짓은 더더욱 하지마세요. 그 물집은 이렇게계속커지다가터지겠는데? 라고 생각이 들정도로 커져도 손대지 않는 이상 터지지않습니다. 뭐 입술과 맞닿는 부분이 음식같은 걸 먹을 때 늘어나 좀 찢어져서 고름이 좀 새는 경우는 있어도 터지진 않습니다. 입술부분이 좀 찢어져서 고름이 새거나해도 휴지로 살짝 눌러서 닦아주고 냅두면 알아서 다시 굳어요.


그 물집을 터트리면 안되는게, 물집이 터져서 그 고름이 입술의 다른 부분이나 피부의 연한 부분에 닿으면 바로 그 부위로 2차 감염이 되요. 그런데 입술에 생기는 헤르페스는 대체로 나던 부위에만 나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입술의 다른 부분에 닿아서 거기 또 생겼다, 그러면 다음에 헤르페스가 재발할 때 한 군데 생길 물집이 두 군데로 늘어난다는 거지요.


Tip! 물집이 터져서 고름이 새나왔다 싶으면 거즈나 솜에 식염수를 뭍혀 그 위에 올려두세요. 어차피 한 번 터진 물집은 다시 재발하기 때문에 3차감염을 최소화 해야하므로 절대 비벼서 닦지말고 조심히 눌러서 고름을 닦아내고 그 위에 아시클로버 연고를 발라주면 다른 부위에 감염을 덜 수 있습니다.



4. 그래도 답이없다?

그렇게 해도 잘 안낫는다, 하시면 내과를 방문하세요. 요새는 약처방도 해주더라구요. 며칠분 약을 주는데 그거 먹으면 딱지 떨어지는데까지 5-6일이면 끝나요. 근데 약값이 비싸서 2만원 내외 듭니다. 물집이 엄청 거대하거나, 2군데 이상 생겼을 때는 차라리 약을 먹는게 더 나아요.


병원가면 의사선생님이 연고 없다하면 연고랑 같이 처방해주면서 4시간에 한 번씩 바르라고 하는데, 그거야 의사선생님이 입술에 물집 안나봤으니까 하는 말이고. 저는 약처방 받으면 그 때부턴 연고는 취급 안합니다. 괜히 발랐다가 연고가 물집껍데기 연하게 만들어서 터지기라도 하는 날엔ㅋㅋㅋㅋㅋㅋ 약 처방 받으면 그 때부턴 그냥 약만 드세요. 약이 모든걸 해결해줍니다.



5. 영혼의 연고

뭐 이미 이 글을 검색을 통해 보고계신 분들이라면 다들 하나쯤 소지하고 계실거라고 봐요. 약국가서 입술 보여주면 말 끝나기도 전에 주는 그 연고, 아시클로버. 저도 처음부터 연고를 저렇게 많이 가지고 있진 않았는데 가려울 때마다 사고, 병원에서 처방받고 하다보니까 본의 아니게 회사-집-가방 안에 하나씩 둬도 될 만큼 증식. 

그러니 여러 제약사의 연고를 써보고 취향이라는게 생기게 됐는데, 저는 고려꺼랑 신일께 제일 괜찮았습니다. 잘 안 굳고, 묽어 흡수가 잘 되서, 닦고 그 위에 다시 바를 때 허연 잔여물이 안남거든요. 중간에 있는 리바비린(바이라미드)은 아시클로버가 드럽게도 안들어서 다른거 없나해서 사본건데 뭐 도찐개찐.





자, 각설하고. 여러분도 한 집사는 헤르페스와 친해져서 화목한 감염생활 즐겨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어차피 우린 끝났음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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